웹툰 작가 주호민씨가 자폐를 앓고 있는 자신의 아들이 학교에서 학대를 당했다며 초등학교 특수교사를 고소한 가운데, 동료 교사들이 해당 교사가 작성한 사건 경위서를 공개하며 동료 변호에 나섰다.
자동목차
주호민 경위서
자신을 특수학급 교사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27일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주씨에게 고소당한 특수학급 교사 A씨가 작성한 경위서를 공개했다.
경위서에 따르면 이번 사태는 지난해 9월 5일 통합학급에서 학교폭력 사건이 발생하면서 시작됐다. 통합학급 수업 도중 주씨의 아들 B군이 갑자기 여학생 앞에서 바지를 내렸다. 이에 해당 여학생은 큰 충격을 받아 등교를 거부했고, 결국 학교폭력 사안으로 접수됐다.
피해 여학생 학부모는 B군의 강제전학 및 분리조치를 원했지만, 해당 조치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어 통합시간을 최대한 줄이기로 했다. 이에 개별화교육지원팀 회의를 통해 특수교사의 지원 시간을 최대한 B군에게 배정하고 전교생 대상 성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방안으로 해당 학교폭력 사건을 종결했다.
주씨가 문제 삼은 녹취 속 사건은 같은 해 9월 13일 발생했다. 당시 A씨는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라는 표현을 이해시키기 위해 B군에게 "수업 중 피해 학생에게 바지 내린 행동이 고약한 행동이고, 이 행동 때문에 친구들을 못 만나고 함께 급식도 못 먹는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이후 약 일주일 뒤인 9월 19일 A씨는 B군 부모가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보냈다는 것을 알아챘고, 이틀 뒤인 21일 경찰로부터 아동학대 신고 사실을 듣게 됐다. 그는 "같은 해 12월 15일, 녹음기에 녹음되지 않은 앞뒤 상황들은 모두 무시한 채 정서적 학대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며 "12월 27일 검사의 수사를 거쳐 불구속 구공판 처분을 받고 현재 교육청에서 직위해제 통보를 받은 후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호소했다.
주호민 입장
신과 함께 웹툰 작가 주호민 씨가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입장을 밝혔습니다.
최근 학부모의 교권 침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주호민 씨가 지난해 발달장애를 가진 아들의 특수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는데요.
특히 이 과정에서 자녀에게 녹음기를 들려 보내 교사와의 대화를 녹음한 행동 등이 비판을 키웠습니다.
이에 주호민 씨는 sns를 통해 초등학교 2학년 발달장애 아동의 특성상 정확한 의사소통이 불가능하다면서 사실 확인이 필요해 녹음기를 썼다고 적었습니다.
이어 무리하게 교사를 신고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녹음된 파일엔 그저 훈육이라 보기 힘든 상황이 담겨 있었다며 해당 교사의 문제점을 지적했는데요.
다만 자신과 아이가 주위에 피해를 입힌 점은 죄송하다고 사과했습니다.
한편 주호민 씨는 최근 각종 예능 프로그램과 인터넷 방송 출연자로 활약하고 있어 이번 논란에 따른 추후 활동의 변화에도 관심이 모아집니다.
교사 입장
경위서에는 기소 내용도 담겨 있다. A씨는 기소된 내용에 관해 "교실 밖을 뛰쳐나가려는 B군을 제지하기 위해 단호한 어조로 다소 부정적 표현을 반복 사용해서 검찰에 기소됐다"고 적었다.
A씨는 B군에게 "너 교실에 못 가", "친구들 얼굴도 못 봐", "왜 못 가는지 알아?" 등 반복적으로 단호한 어조로 말한 사실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는 B군을 학대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어떻게든 학생의 교출(무단이탈)을 막아 학교 폭력으로 인한 2차 피해를 막고 싶어서 한 행동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B군에게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강조하고자 한 것일 뿐, B군을 정서적으로 학대하고자 하는 의도는 결코 없었음을 맹세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교사라는 직업의 특성상 다른 직업군보다 더 높은 도덕성을 요구한다는 점은 알고 있다"며 "순간 격양된 표현을 사용해 학생을 지도했던 그때 상황이 속상하고 사건의 처리 과정에 지쳐버린 저 자신이 원망스럽기도 하다"고 털어놨다.